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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젊음이라는 무언가無言歌 / 청춘 유럽 여행기 젊음이라는 무언가無言歌 Songs without words 창가에 말려둔 젊음이란 이름도 조금씩 바스라진다. 모두가 빛나고 모두가 행복한 지금의 세상에 도리어 나의 젊음은 바래왔다. 노력과 계획으로 가득 차 있던 그 시절에 의미가 들어올 자리는 없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 정작 짐은 꾸리지 않은 채, 방에 쌓인 마음의 짐을 하나씩 정리하기로 했다. 책꽂이 구석에 남아있던 고시 문제집을 팔고, 화가의 꿈을 그렸던 화폭도 미련과 함께 접었다. 젊음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청춘은 바로 지금’이란 구호는 건배사에나 어울리는 말이다. 이때의 몸과 욕망, 시간과 사람들, 믿음과 감정엔 반드시 끝이 있다. 남은 청춘은 남은 시간에 조금씩 희석되고 있다. 이제는 좋은 것들로만 채우고 싶다. 시계를 거슬러 날.. 더보기
Budapest parliament drawing -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그림 헝가리 부다페스트 그림 32×24cm의 수채화 용지에 그렸다. 더보기
<유숙> - 어머니께 부치는 오베르트라운 여행기. 호숫가에 앉아 엄마의 하루를 생각해.글과 사진을 핑계로 내가 떠나 있는 사이, 현실의 시간을 엄마는 홀로 버티고 있겠지.이곳의 한낮과 그곳의 밤이 닿아있다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 않아.오늘은 언제쯤 집을 나섰을까.새벽에, 혹은 푸른 밤에 걸음을 재촉했을 그 고됨이 종종 마음속에 파문을 그려.여행을 떠나면서 어떻게 인사했는지 기억이 안 나.조금은 든든한 기분이 들 때까지 한 번 더 안아줄걸. 오늘 내가 묵을 곳은 호숫가의 작은 마을이야.푸른 빛이 도는 큰 산 아래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아.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땅 위에 물이 고이고, 사람이 고이듯 –조용한 날엔 생각도, 감정도, 아래로, 더 아래로 고여.이 여행은 언제쯤 끝날까.내게 주어진 시간에서 어디쯤을 걷고 있는 걸까.함께 걷던 엄마의 보폭이 점.. 더보기
영국- 세븐시스터즈 여행기 (런던 근교 여행, 브라이튼, 세븐시스터즈 여행) Seven sisters cliffs 한 사람을 바래다주고 오는 길. 요 며칠의 나는 밤마다 이곳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익숙한 품만을 찾는 이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세상은 더 많은 인연을 찾고 더 멀리 보라 요구한다. 나의 삶은 마치 한 줄의 파도와 같아서 멀리 나아가는가 하면 다시 제자리를 향해 부서진다. 새로운 세상은 두렵고, 낯선 만남의 느낌은 날카롭다. 느릿하게 땅에 닿으며 만나는 인연과 기회들을 놓기 어려웠다. 삶의 마지막은 먼 바다 위가 아닌 온기를 머금은 모래에 엎드리는 장면이라 믿는다. 좀 더 큰 풍경을 보면 나의 생각도 넓은 시야에 담길까. 그런 마음에서 시작한 여행이었다. 그럼에도 발을 딛자마자 익숙한 얼굴을 먼저 찾는다. 발소리가 잦아드는 런던의 밤이다. 나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