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새까만 밤을 달릴까 - 새까만 밤을 달릴까 아버지, 그리고 박목월의 시와 함께한 경주여행 만질만질한 운전대엔 아버지의 오랜 손질이 묻었다. 운전대를 오가는 손의 깊은 주름 사이로 우리는 밤길을 떠난다. 모든 소리가 내려앉은 밤.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앉은 차 안에 약간의 적막이 흐른다. 아버지는 옛길에 회상을 푸는 중이고, 나는 새로운 여행을 떠나고 있어서. 이 고요함이 싫지 않다. 길이 갈라질 때마다 저쪽 길에는 어떤 만남이 있었고, 어떤 추억이 자고 있다며 아버지의 여행기가 펼쳐졌다. 낮은 목소리에 기대어 짧은 잠을 청한다. 스르륵 눈을 뜨면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버지가. 스르륵 눈을 붙이면 따뜻한 온기가. 스르륵 눈을 뜨면 창가를 스치는 숲길이. 경주로 가는 길. 터널에 들어서면 안내등은 자동차의 속도만큼 뒤로 흘렀다. .. 더보기 이전 1 다음